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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ey Kurbanov 교수 “북한의 선군정치”

통일학세미나  통일학 포럼/세미나  2007.07.05

행사명: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 통일학세미나
일시: 2007년 7월 4일 수요일 오전11시~오후 12시30분
장소: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 세미나실

발 표 자: Sergey O. Kurbanov 교수
발표주제: 북한의 선군정치
(발표문 원제: Basic Principle of North Korean Ideas of Priority of Army-Seongun)

♠ Sergey O. Kurbanov는 누구?
1984년~1985년 6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국가박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부교수 겸 한국언어문화센터장
전공 분야-동양 및 아프리카 연구(역사학)
현재 한국국제교류재단 체한연구 Fellow로 방한중

<Kurbanov 교수의 평양 유학 시절에 느낀 점>
북한의 교육제도는 소련의 영향을 받아 창의력 향상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수업은 교수와 학생 간에 자유로운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북한 역시 소련처럼 과학기술 교육을 강조하고 과학기술 교육의 대중화를 위해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오랫동안 과학기술 교육을 강조하고 투자했기 때문에 북한은 과학기술 부문의 인적 자본이 풍부하다. 따라서 에너지난만 해결되면 경제회복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타고난 훌륭한 장사기질-유럽인들은 북한 사람들을 ‘아시아의 유태인’이라고 부를 정도였다-때문에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북한 사회에서는 빠른 속도로 신흥부자들이 대거 출현하게 될 것이다.
1988년 중반 이미 평성시내에는 열흘장이 열렸는데 모든 인민들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았다. 시장은 북한 인민들에게 일찍부터 친숙한 공간이었다. 따라서 북한 인민들이 자본주의식 경제 질서에 적응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 발표 요약

1. ‘선군’의 용어
선군이라는 용어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로 옮기기 쉽지 않다. 선(先)이라는 의미는 영어로 ‘foregoing, leading, moving first’ 등의 의미를 지니며, 군(軍)은 ‘army’이지만 두 단어를 조합한 선군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가장 적절한 선군의 영어 번역은 ‘priority of army’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북한에서는 선군을 영어로 번역할 때  고유 발음 그대로 ‘Seongun’으로 쓴다.

2. 선군사상의 등장 배경
선군사상은 공식적으로 1994년 12월 김정일에 의해 선언되었다. 1994년은 김일성이 사망한 해로서 이데올로기 개발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군사상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초기이다. 이 시기는 북한을 반대했던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취임을 한 시기이다. 이시기에 북한은 미국의 반북한 대외정책에 맞서 국방을 강화할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하였다.

3. 선군사상의 기본 원칙

(1) 선군사상의 기초로서 무기(armament)의 개념
선군정책은 다음 세 가지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선군철학, 혁명영도, 정치실현
선군은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공식적으로 그것은 조선반도의 평화프로세스와 연결되어있다.
선군 이론의 주요 기초는 총대중시론이다. 선군 이론에 의하면 총은 계급의 무기이자 혁명의 무기이며 정의의 무기이다.
단군, 고조선, 왕건과 같은 전설적인 고대 조선 통치자들은 한결같이 오직 무기만이 ‘강성대국’을 세우는데 필요한 정치적 힘을 주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총은 단순히 국가, 정치인, 또는 인민들에게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총은 혁명가의 영원한 길동무이며 동지이며, 총대는 곧 국력이며 민족적 자주권으로 인식된다.
선군사상의 주요 기본 원칙으로서 총의 테제는 국가 독립 사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북한 지역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외부의 침략을 받아왔다. 민족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조선 민중들에게 매우 중요했으며 그것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개인의 안위를 희생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가능케 한다.

(2) 무기를 대하는 것에 대한 문제
선군사상은 매우 논리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선군사상은 총(무기)를 다루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총을 가지는 있는 것뿐만 아니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총은 잘 간수되고 아껴야 한다. 김정일은 “나는 총을 가장 귀중히 여기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총에 대한 사랑은 조국과 인민에 대한 사랑이며 동시에 적에 대한 증오를 의미한다.

(3) 무기의 힘에 대한 이론
선군사상을 개발한 자들은 북한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찾았다. 무기의 힘은 그것을 소지한 자들의 사상에 달려있다고 선군사상은 주장한다.

4. 계승을 통한 무기의 힘 부여
총의 계승은 무기의 힘을 부여하는데 가장 중요한 조건들 중 하나이다. 1952년 7월 10일 김정일은 일찍이 아버지로부터 두 자루의 권총을 건네받았다. 이 행위는 그의 아들로 하여금 적과 싸워 조국을 지키도록 하는 유훈의 일종이다. 따라서 무기 계승의 필요성과 북한의 무기가 계승된다는 사실은 최고 사령관으로 김정일의 특별한 역할에 근거를 제공한다. 이것은 국가 질서와 통치 권력질서의 정당성을 설명해준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총(무기)의 계승은 권력계승의 정당화한다.

5. 혁명 군대의 이론
혁명군대의 이론은 북한의 주체사상에 기반하고 있다. 주체사상은 세계의 중심이 인간이고 ‘사람은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철학적 원칙을 주창한다. 주체사상의 이 주요 원칙은 선군 사상의 틀 안에서 다음과 같이 대체된다. ‘무장력의 주체는 사람이다’라고.

6. 지도자의 위대한 사상의 체현을 위한 무기
선군사상은 사회적 객체로서 군대가 계급 사회의 형성과 함께 나타나며 따라서 군대는 지배계급의 이해를 보호한다고 설명한다. 소련에서는 군대가 착취 피지배 계급의 이해를 보호한다. 선군이론에는 계급투쟁이론과의 연결이 없다. 반대로 선군사상의 개발자들은 현대 과학기술이 발전된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의 역할은 계속해서 하락한다고 설명한다.
대산 선국이론은 수령중심론에 토대를 둔다. 선군이론에 의하면 지도자는 단순히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인민의 이해의 선봉이자 자기 독립의 의지이다. 그러므로 혁명군대는 지도자를 자기 이해의 중심에 놓으며 수령의 위업 실현의 무기이다. 수령의 운명은 민족, 인민, 혁명의 운명이다. 선군사상은 수령을 보호할 의무를 강조한다.
2006년 1월 방중한 김정일이 중국을 ‘부유하고 조화로운 사회주의사회’라고 언급하였듯이 중국의 예는 북한이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북한은 군을 통해 중국처럼 부유하고 조화로운 사회주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7. 군에서의 사상사업
선군에 관한 사업들은 군의 효율성 수준이 사병과 장교들의 도덕적 수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조선인민군에서 전사는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정신무장을 한다. 선군이론에 의하면, 일반적인 무기의 힘은 제한적이지만, 사상은 한계가 없고 그 힘은 핵폭탄보다 더 강하다. 이러한 사상적 힘을 보장하기 위해 선군 군대는 모든 전사를 사상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8. 결론
김일성이 아들 김정일에게 권좌를 물려주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미 1992년에 김일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권력을 다른 기관에 골고루 이양시켰다. 1998년 주석직이 사라진 상태에서 국방위원장이 최고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사회체계를 국방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사회체계로 이동시켜야 했고, 이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선군정치를 고안해 냈다. 즉, 선군정치에 의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지도자 등극이 정당화될 수 있었다. 김일성이 사후 ‘영원한 주석’이 되었듯이, 김정일 역시 사후에 ‘영원한 장군’으로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신화화는 더 이상 계속 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북한은 김정일이 없어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의 아들들은 중요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선군정치는 미국과 대적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선군정치는 김정일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사상적 조정(adjustment)의 일환이다.

♠ 질의응답 요약
* ‘주석’ 대신 왜 하필 ‘국방위원장’을 최고지도자의 직위로 선택했는가?
김정일의 신화화는 처음부터 ‘장군’으로 이미지화했기 때문에 이를 쉽게 바꿀 수가 없었을 것이다. 김일성을 비롯하여 김일성 가계의 신화화는 백두산의 전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통사람이 아닌 카리스마를 가진 ‘특출난’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는 전통적 사상을 기반하고 있다. 이조왕조 이전 시대에는 왕이 될 수 있는 길은 ‘천명’(天命)에 의한 것이라는신화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즉 보통사람은 왕이 될 수 없다.

* 북한의 사회주의는 다른 나라의 사회주의와 다른가?
북한 사회주의정권 초기부터 소련의 지식인들은 “북한은 사회주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신 북한은 “사회주의 옷을 입은 전통사상 국가”이다. 이러한 속성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말하는 ‘혁명’을 사회주의식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북한이 말하는 ‘혁명’은 동양의 ‘개벽사상’과 같다. 즉, 북한의 ‘혁명’은 ‘개혁’이다. ‘개벽사상’은 주체사상에 모태가 되며 주체사상은 천도교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천도교 사상에서 ‘우주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인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주체사상에서 ‘사람이 세계의 중심이다’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수령(영도자)의 현지지도 역시 중국 고전인 <시경>에서 말하는 “군자가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집집마다 방문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집집마다 걸려있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개인숭배로 보는 견해들이 일반적인데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초상화는 수령의 마음인 태양의 빛이 집집마다 들어오는 길(창)이다. 숭배란 아래(인민)에서 위(수령)로 향하는 것이지만 북한의 사회관계는 위(수령)에서 아래(인민)로 흐르는 구조이다.

정리: 정은미(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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