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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차 통일학세미나_북한의 경제통계 : 가용성과 신뢰성

통일학세미나  통일학 포럼/세미나  2007.12.12

I. 머리말

□ 이 글의 목적은 두 가지임.
    0 하나는 1945년 이후 현재까지 외부세계가 이용 가능한 북한통계의 내용과 그 출처를 소개하는 것임.
    0 다른 하나는 이러한 북한통계의 신뢰성 문제를 간단히 검토하는 것임.

□ 이를 위해 여기에서는 북한의 통계제도와 발표통계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북한통계의 문제를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북한통계의 신뢰성 문제를 몇 가지 개념과 기법을 동원해 논의하고자 함.

II. 북한통계의 가용성

1. 예비적 논의

□ 북한 통계기구의 특징  
    0 국가적 전문통계기구(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통계국)와 내각 각 省의 통계기능이 병렬적으로 발전
    0 중앙통계국은 북한의 전반적 계획과 관련된 통계의 작성과 배포, 표준 양식의 설정 등을 관장 (중앙통계국 자체의 통계수집 기능이 있는가는 의문시됨).
    0 성의 통계기능은 해당 성의 기능을 위한 구체적 통계의 수집과 작성, 심지어는 (국내외를 대상으로 한) 통계의 발표에 이르기까지 다양
    0 동일한 통계를 각 성이 중복하여 수집한다는 특징 (ex. 인구통계)

□ 북한통계 발표의 특징
    0 세가지 발표 통계형태- 물리적 수량통계, 지수통계, 증가율 통계
    0 통계 발표의 부정기성
    0 (거의) 모든 발표 통계는 행정통계
    0 발표 주체(형식)의 다양화 – 공식 통계보고서, 정치 지도자 및 미디어의 언급, 각종 대내외 발표 문건, 국제기구 등에 대한 제출 등

2. 북한 통계의 가용성 1: 1945-60년대 초반

□ 거의 주기적으로 공식통계를 발표
    0 가장 중요한 발표 매체는 조선중앙년감의 통계부록과 공식적인 통계보고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경제발전통계집)
    0 그 외 정치지도자들의 언급이나 각종 당대회/정부 문건, 학자들의 저술, 각종 공식 출판물 등을 통해 통계를 발표

□ 통계의 형태와 발표 형식은 매우 사회주의적이었음.
    0 통계의 내용과 범위가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밀접한 연관이 잇는 것으로 한정
    0 매년 발표되는 통계의 내용과 범위가 다름 – 통계의 비밀성

3. 북한 통계의 가용성 2: 1960년대 초반부터 1995년까지

□ 북한통계의 암흑기
    0 북한통계로 간주할 수 있는 그 어떤 데이터도 발표되지 않음.

□ 물론 이 시기에도 북한이 발표한 일정한 ‘숫자’들은 존재
    0 그러나 이러한 숫자를 통계라고 말하기는 불가능
    0 예컨대 다음과 같은 인용을 참조

“이 모든 혁명적이며 과학적인 방침에 의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어떤 불리한 자연조건도 이겨내고 알곡생산을 체계적으로 늘일 수 있게 되었다. 1963년에 비하여 1974년에 이르는 10년동안 알곡생산은 약 2배로 장성하였다. 특히 1973년부터 새로운 비약을 이룩하여 전해보다 136%로, 그 다음해에는 또다시 131% 늘어나 700만톤이 넘는 알곡을 생산함으로써 6개년인민경제계획의 알곡고지를 2년이나 앞당겨 점령하였다. 그후에도 련이어 대풍을 이룩하여 1976년에는 800만톤, 1979년에는 900만톤, 1984년에는 1000만톤의 알곡고지를 점령하고 오늘은 1500만톤의 높은 고지를 향하여 돌진하고 있다. 해방전 1944년에 알곡수확고가 216만 7000여톤밖에 안되였다는 것을 고려할 때 1984년의 1000만톤의 알곡생산은 1944년의 4.6배가 넘는 빠른 장성이였다”. (김승준, 1988:508-9)

□ 이러한 숫자들은 1992년 한국 통일부에 의해 집대성되어 ‘북한경제통계집’이라는 출판물로 발간 – 현재는 누구나 이용 가능

□ 그러나 이러한 통계의 암흑기에도 단 두 가지 예외는 존재
    0 하나는 1989년 UN인구기금에 제출된 1945-87년까지의 북한의 주민(공민)등록자료상의 인구 통계
   0 다른 하나는 매년 북한의 미디어를 통해 발표된 예산관련 통계 – 이러한 예산관련 통계는 박진(1994), 최준호 등(2002) 그리고 매년 통일연구원이 발간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분석 보고서 등에서 정리된 형태로 찾아 볼 수 있음.  

4. 북한 통계의 가용성 3: 1995년부터 현재까지

가. 배경

□ 1995년 이후 북한의 통계(발표) 환경은 그 이전과는 본질적으로 차별화
    0 첫째, 1995년 이후 시작된 국제사회의 대북경제지원을 위해서는 북한당국 스스로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통계 자료를 외부에 공표할 필요성
    0 둘째,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위해 UN 등 각종 국제기구 및 단체들이 북한 내부지역에서 자체 활동을 벌임에 따라 1) 한편으로는 북한통계 작성의 비밀성과 배타성이 검증 받는 계기가 되었으며, 2) 다른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공식/비공삭적인 다양한 북한통계가 외부로 유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정착
    0 셋째, 북한에서 활동하는 각종 국제기구 및 단체들이 직접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체 통계를 수집 작성하는 일이 빈번
    0 넷째, 북한당국의 통계적 능력이 1995년 이후의 경제위기로 사실상 실종됨으로써 북한당국 스스로가 외부의 힘을 빌어 자체의 통계적 능력을 복원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시도 – 이 과정에서 북한이 수집하고, 생산하는 제반 통계들이 필연적으로 외부에 유출

□ 이로 인해 통계에 관한 한 1995년 이후 현재까지 북한당국 스스로가 외부세계에 그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북한통계가 외부세계로 넘어와 축적되고 있는 형편

나. 가용성

□ 이 시기 이후 외부세계로 넘어온 북한통계의 가능성을 시기별 주요 출처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음.

□ 첫째, 인도주의적 지원활동과 관련하여 북한이 국제기구 등에 제출하는 통계
    0 1995년부터 1900년대 말까지 가장 중요한 북한통계의 출처
    0 통계의 내용은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과 관련이 있는 식량/농업관련 생산/분배 통계에서부터 인구통계, 그리고 GDP 등 여타의 기초 통계를 망라
    0 (정기적인) WFP/FAO 북한 실사팀의 현지 상황 보고서나 북한이 UNDP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북한농업관련 원탁회의에서 나타나는 통계들이 대표적

□ 둘째, 북한당국이 자체 필요에 의해 국제언론에 발표하는 통계
    0 예를 들어, 북한당국은 1990년대 중후반 북한에서 수백만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국제언론의 공격적(?) 보도에 대항하기 위해 당야한 형태로 자국의 인구 및 사망률 관련 통계를 외부에 발표
    0 이처럼 (국제)언론 등을 이용한 북한당국 스스로의 통계발표는 그 밖에도 북한의 총산출량이나 주요 산업활동 등과 같은 영역에서도 빈번히 발생

□ 셋째, 북한이 UN 등 국제사회의 회원국으로서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각종 공식보고서/문건 속에 통계부록의 형태로 첨부되어 발표되는 통계
    0 북한의 이러한 관행은 2000년대 이후 더욱 활발해지고 체계화 됨.

□ 넷째, 북한이 국제기구 등과 함께 수행하는 각종 프로젝트의 보고서들을 공동 작성하면서 그 속에 북한의 공식통계를 첨부하는 형태

□ 다섯째, 북한이 북한 내부에서 국제기구 등과 공동으로 통계조사사업을 실시하고 이를 북한의 통계당국 또는 관련 기관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형태

□ 여섯째, 북한당국이 제출하거나 또는 국제기구가 자체 수집하여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통계 (이들 가운데 상당부분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있다는 특징을 보유)

다. 1995년 이후 발표된 북한통계의 특징

□ 1990년대 중반 이후 발표된 북한통계는 그 이전 발표된 어떤 북한통계와도 다른 몇 가지 고유한 특징을 보유

□ 첫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상세할 뿐만 아니라, 발표된 통계항목의 범위 역시 매우 넓고 광범위

□ 둘째, 북한의 전문통계기구뿐만 아니라 해당 省에서 작성된 통계까지, 그리고 중앙부처에서뿐만 아니라 지방주체에서 작성된 통계까지 직접적으로 외부에 유출

□ 셋째, 북한이 기존의 사회주의적 통계관습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기준에 맞추어 작성한 통계

□ 넷째, 북한발표 통계의 신뢰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현실적 채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발표한 통계

III. 북한통계의 특징과 신뢰성

1. 통계적 정의

□ 이제까지 발표된 북한통계는 1) 그 정의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의와 다르며, 2) 북한에서 사용하는 정의 역시 시기별로 매우 달라지지만, 3) 외부세계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통계적 저의와 관련된 그 어떤 확실한 정보도 얻을 수 없다는 문제를 발생시킴.
    0 예를 들어, 북한의 곡물통계와 인구통계가 그 대표적 사례임.

□ 이로 인해 북한발표 통계를 그 자체로 이용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음.

□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 이후 발표된 북한의 통계는 이러한 문제점으로부터 자유로움

2. 통계의 왜곡과 과장

□ 이제까지 발표된 북한통계는 그 작성과정 및 발표과정에서 과장과 왜곡의 가능성이 매우 많이 존재
    0 사회주의 및 북한경제 구조 자체로부터 발생하는 통계수집에서의 과장/왜곡
    0 통계 발표상의 과장/왜곡 – 이른바 지수통계와 증가율 통계의 문제점  

□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 발표된 북한의 통계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으로부터도 자유로움

3. 통계의 수정과 (재)확정

□ 이제까지 발표된 북한통계는 그 이후 빈번한 수정을 거쳐 통계가 (재)확정되는 특징을 보유- 이에 따라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북한통계가 과연 북한 통계당국의 최종적 수정을 거친 (재)확정통계인가가 언제나 불분명

□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 발표된 북한의 통계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특징을 보유

4. 통계의 의도적 조작

□ 이제까지 발표된 북한통계 상당수는 의도적 조작의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 사실
   0 그러나 현재까지 이러한 조작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사실

□ 흥미롭게도 1990년대 중후반 발표된 북한의 통계 역시 이러한 의도적 조작의 개연성을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다는 특징을 보유

□ 그러나 이러한 통계조작의 개연성을 불러일으키는 1990년대 중후반 이후 북한통계의 특징이 1) 정말로 북한통계가 조작되어서 그런지, 2) 북한의 통계적 능력이 붕괴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인지, 3) 북한과 같은 저개발국 통계에서 흔히 발견되는 통계적 기술적 결함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분명.

IV. 주요 북한통계의 신뢰성 검증

1. 북한의 GDP통계  

가. 개요

□ 북한의 GDP통계는 이를 토대로 작성되는 UN의 추정통계와는 유사하나 이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한국은행의 추정통계와는 그 차이가 매우 큼.

□ 따라서 이들 통계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가장 신뢰성이 있는가를 객관적인 방법으로 검증할 필요

나. 검증방법

□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경제의 GDP를 객관적으로 추정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현실적으로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는 실물지표법(Physical Indicator Method)를 통해 북한의 GDP 수준을 추정

□ 이렇게 추정된 북한 GDP의 최대 및 최소 범위 안에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북한의 공식통계와 한국은행 추정치 등 외부추정통계 값이 들어 오는지를 평가

다. 결론  

□ 한국은행 추정치와 같은 외부 추정통계를 사용하는 것 보다는 북한의 공식 GDP통계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공식 GDP통계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몇 가지 유보조건이 존재

2. 북한의 무역통계  

가. 개요

□ 북한의 무역통계 역시 거울통계(mirror statistics)라고 불리는 거래 상대국의 무역통계로부터 만들어진 외부 추정통계와는 상당히 다름.

□ 따라서 이들 통계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신뢰성이 있는가를 판단할 필요

나. 검증방법

□ 북한의 공식무역 통계와 거울통계들을 수출 및 수입 등으로 나누어 상호 비교

다. 결론  

□ 몇 가지 가정을 도입하면, 북한 무역에 관해서도 거울통계 보다는 북한의 공식통계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

□ 그러나 이런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사용된 몇 가지 가정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타당한지는 여전히 미지수

3. 북한의 인구통계  

가. 개요

□ 북한의 인구통계가 서로 정합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존재 – 따라서 이를 검증할 필요가 있음.

□ 다만, 북한인구의 경우 북한통계를 이용하지 않고 별도의 방법으로 그 규모를 추정한 외부의 노력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서와 같이 북한통계를 외부추정통계와 비교하는 방법은 사용 불가

나. 검증방법

□ 북한의 연령별/성별 사망률과 출생률 같은 인구관련 통계들을 북한의 연령별/성별 인구구조에 대입하여 그 인구규모를 추계할 할 경우 과연 북한이 이야기 하는 인구 규모가 나올 수 있는가를 검증

다. 결론  

□ 북한의 인구통계는 서로 비정합적

□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이 정확히 어디에서부터 연유하는 것인가는 여전히 불분명

V. 결론

□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통계가 외부세계로 넘어오는 속도와 범위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한 것임.
    0 이에 따라 북한통계가 없어서 북한을 분석하지 못한다는, 또는 다른 외부의 추정통계만을 이용하여 북한을 분석한다는 주장은 현재에는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임.

□ 그러나 이러한 북한통계의 신뢰성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음.
    0 물론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우리가 이용해 온 외부의 추정통계가 북한통계에 비해 신뢰성 측면에서 결코 뛰어나지 못하며, 오히려 그 반대의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판단할 수 있음.
    0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분석을 위해서는 종래의 외부추정통계보다는 일단 북한통계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통계의 신뢰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니만큼 향후 이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신뢰성의 문제로부터 야기되는 분석의 한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임.

발표자 : 이 석 (통일연구원)
일  시 : 2007년 12월 11일 14:00
장  소 : 서울대 통일연구소 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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