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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국 핵무장 고민해야” vs “美 확장억제 보장이 먼저”

미디어  2025.04.11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창립 19주년 포럼
“양안전쟁 터지면 美·日 큰 타격”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창립 19주년을 맞아 ‘트럼프 2.0시대 한국의 자체 핵무장 옵션과 여론’에 관한 학술회의를 10일 열었다. 이날 유수의 교수와 연구자들이 포럼에 참여해 트럼프 2기 시작과 함께 동맹 기반 억제 전략이 약화될 수 있는 새로운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 핵무장의 구체적 방안과 여론에 대한 토의가 이뤄졌다.

이날 학술회의는 크게 ‘트럼프 2.0 시대와 한미의 대북 억제력 위기’ ‘한국의 핵무장과 국내 여론’ ‘한국의 핵무장과 국제사회의 대응 전망’ 세 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오전에 열린 첫 세션에선 핵무장의 필요성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함형필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관세 공세를 비롯한 미국 불신 증가로 미국 확장억제 체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대중국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 동맹국에 대해선 확장억제 보장 및 태세를 강화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승종 대전대 교수는 “한국의 문제를 한국 스스로 해결하라는 미국의 ‘국방 잠정 전략 지침’은 사실상 애치슨라인 2.0이 아닌가 싶다″며 “급변하는 상황 속 미 확장억제가 한국 등엔 제공될 것이라는 건 낙관론”이라고 반박했다.

양안전쟁과 그 여파 예상을 통해 돌아본 토론도 전개됐다.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트럼프의 관세 공격 이후 경제적으로 더더욱 수세에 몰린 중국이 2027년 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미국 해군력의 43% 수준에 불과해 전쟁에선 패하겠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일본 가네다, 이와쿠니 등 공군기지 전멸, 한국 주한 미공군 2개 비행대대 전멸, 미 항공기 770여대 손실 등 연합국 타격도 상당한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에 비해 연간 군함 건조능력이 5배이기에 이후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개입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한국이 고립무원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마상윤 가톨릭대 교수는 “대만해협 특성상 상륙 작전이 쉽지 않다”면서도 “미국의 군함 건조력 약화는 조선업이 강한 한국의 협상력을 높여 확장억제에 대한 확정적 제공을 요구할 근거가 된다”고 주장했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한국 국민이 북한발 위협의 강도에 따라 미국의 대응 조치 신뢰도를 다르게 평가하지 않으며, 위기 이후 대응보다 평시의 연합훈련과 주한미군 주둔과 같은 사전적 조치에 더 높은 신뢰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트럼프 2.0 시대 미국은 북한보다 중국 견제에 집중하기에 주한미군 철수 등 상황이 이어질 수 있고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 간 핵 균형이 실현될 경우 한반도 안정과 남북교류 재개의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고 했다.

핵개발에 대한 제재는 민주주의 수준, 미국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병렬 대진대 교수와 심규상 텍사스A&M대 교수는 “미국 주도의 반핵확산 제재 체제가 구조적 불평등을 내포하고 있고, 제재의 가능성과 강도는 핵개발 시도 국가의 민주주의 수준, 미국과의 우호관계, 지정학적 중요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연구진이 36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민주적이고 미국과 우호적이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는 핵개발 시 제재가 약하거나 거의 없었고, 제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창위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핵 위기 극복을 위해 NPT 탈퇴가 아닌 ‘이행정지’ 등으로 국제법적 정당성 확보하고 핵우산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대비해 전략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문 기사보기]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04/10/TROZKHBIW5DWTLJMZ6Y3BWO2JQ/?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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