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재외동포들이 끊어진 남북관계의 오작교가 되어야”
“재외동포들이 끊어진 남북관계의 오작교가 되어야”
광복 80주년 기념 ‘한반도평화와 재외동포의 역할’ 세미나 개최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청산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구축 필요
광복 80주년을 맞아, 재외동포 사회의 평화 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25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한반도 평화와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김영배·이재강·이기헌 국회의원과 사단법인 평화, AOK한국이 공동주관하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대중재단 재외동포위원회, 재외동포신문방송언론인협회, 민화협 해외동포운영위원회, 해외촛불행동, (사)평화의 길, 미주동포전국연합(NAKA), 미주희망연대가 주최했다. 또한 남북평화회의와 월드코리안이 후원했다.
세미나는 두 세션으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이 ‘한반도 평화와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변화하는 남북관계 속에서 동포사회의 기여 방안을 발표했다. 2부에서는 로창현 재외동포신문방송언론인협회 회장이 ‘재외동포기본법과 해외동포권익옹호법 비교 연구’를 통해 관련 법제 현황과 향후 과제를 분석했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국회에서 남·북한 재외동포 관련법을 직접 비교하는 최초의 공개 세미나다. 현재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재외동포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갈 가능성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범수 연구원장은 발제를 통해 “평화공존 체제 구축을 위해서 북한의 무력도발 중단 및 신뢰구축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이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언한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관계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 평화공존 체제 및 통일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한 재외동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2022년 2월에 제정된 북한의 ‘해외동포권익옹호법’에 명시된 해외동포의 투자 보장, 세금 감면 , 대출 등 특혜와 우대 조항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로창현 회장은 발제를 통해 “동포정책은 권익 보호의 테두리를 넘어 남과 북,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진 한민족을 잇는 다리여야 한다”며 “민족 정체성과 문화적 동질성을 존중하면서도, 남북이 각자 쌓아온 법과 제도의 간극을 매우는 유연한 조화가 필요하고 동포의 국적・법적 지위, 교육・문화 교류, 경제 협력의 문턱이 모두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곳곳의 동포를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로 엮어내, 남북 공동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통일 후 인프라 재건과 문화 복원, 글로벌 투자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재외동포정책은 한민족의 100년 뒤를 내다보는 시선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통일시대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재외동포의 연대와 참여, 한반도 평화 다시 세울 것”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은 “넓은 의미에서 남한의 재외동포는 동시에 북한의 해외동포이기도 하다. 이번 국회세미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담론을 국회와 재외동포 사회에서 열어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연진 AOK한국 상임대표는 “재외동포들이 끊어진 남북관계의 오작교(烏鵲橋)가 되려면 재외동포 관련법 개정도 중요하지만 교류의 장애가 되고 있는 남북교류협력법의 일부 조항과 가장 심각한 국가보안법의 폐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짚어나가야 한다”면서 추가적인 국회 세미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제사회를 잇는 재외동포의 연대와 참여는 한반도 평화를 다시 세우고 이를 국제사회로 확장하는 과정에 소중한 자산이다. 유동적인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재외동포의 역할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의 평화, 국제사회의 평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밝혔다.
김영배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동포사회는 우리 민족의 글로벌 자산이자 남북관계를 이어주는 소중한 연결망”이라며 “재외동포들의 평화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무엇인지, 또 이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깊이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기헌 국회의원은 “재외동포들이 민간 외교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미약한 실정이다. 국회와 정부는 재외동포 사회와 함께 손잡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강 국회의원은 “재외동포 사회는 남과 북을 연결하고, 흩어진 민족 공동체를 다시 하나로 엮어내는 소중한 연결고리이다. 재외동포 여러분이 이제는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이끄는 주체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의 모든 과정에서 함께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현장과 더불어 줌(Zoom)을 통한 실시간 온라인 중계로도 진행돼, 전 세계 재외동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원문 기사보기: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59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