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흥 시대의 개막과 ‘비전 2040’ – 김범수 부원장

칼럼  2020.09.18

 

 

 

시흥 시대의 개막과 ‘비전 2040’

 

 

김범수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자유전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 7월 31일 관악캠퍼스에서 시흥캠퍼스로 이전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였다. 서울대학교 통일학 연구의 정초를 다진 2000년 11월 통일포럼 출범에서 2006년 4월 통일연구소 설립까지 시기를 ‘통일평화연구원 1.0 시대’, 통일연구소에서 2010년 12월 HK평화인문연구단 출범과 함께 2011년 4월 통일평화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하기까지 시기를 ‘통일평화연구원 2.0 시대’, 이후 HK사업과 통일기반구축사업을 중심으로 서울대 통일·평화학 연구의 기반을 확대한 지난 10여 년 시기를 ‘통일평화연구원 3.0 시대’로 본다면 시흥캠퍼스 이전과 함께 ‘통일평화연구원 4.0 시대’가 개막되었다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흥 시대의 개막을 맞아 과거 2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20년을 힘차게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내부를 정비하고 연구원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내부 정비와 관련하여 통일평화연구원은 지난 20여 년 간 통일연구소에서 통일평화연구소로 그리고 HK사업 시작과 함께 통일평화연구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과정에서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규정을 개정하고 조직을 신설하는 등 양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제 시흥 시대의 개막을 맞아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규정과 조직을 현실에 맞게 재정비하고 내부를 다져나가야 한다. 특히 2020년 8월 HK사업이 종료된 상황에서 HK사업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규정과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시흥 시대를 맞아 연구와 교육, 국제교류 등의 분야에서 앞으로 연구원이 지향해야 할 비전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발전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HK평화인문학사업과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통일평화연구원이 서울대학교를 넘어 우리나라 전체 학계의 통일·평화학 연구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종합대학이라는 서울대학교의 장점을 살려 인문·사회 분야에 초점을 맞춘 국내 여타 통일·평화학 관련 연구 기관과 달리 이·공계를 포괄하는 학제적·융합적 통일·평화학 연구에 초점을 맞춰 서울대학교 고유의 통일·평화학 연구 전통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이탈주민 대상 사회통합 교육,’ 일반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아카데미·평화아카데미 등 통일평화연구원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남북한 간 교류협력이 활발해질 때를 대비하여 북한의 전문인력 재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현재 사회과학대학이 석사과정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인 평화·통일학 협동과정과 협력하여 한반도 통일과 인류의 지속적 평화에 기여하는 실천적 인재와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하겠으며, 협동과정 프로그램이 학부과정과 박사과정과 연계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제교류 분야에서는 통일평화연구원의 연구 성과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한편 해외 유수의 북한·동북아안보·평화 연구 기관과 공동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통일평화연구원의 국제적 지명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특히 한반도 분단으로 인한 통일·평화 문제를 단순히 로컬 차원의 문제로서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문제로 접근함으로써 ‘한반도發 평화학’의 기틀을 다져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연구원에서 발행하는 Asian Journal of Peacebuilding의 귄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여 통일·평화학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가 공유될 수 있는 국제적 공론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물론 시흥 시대의 개막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의 중심인 관악캠퍼스를 떠난다는 사실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 이상의 도전이 될 수 있다. 통일평화연구원이 관악캠퍼스와의 교류를 계속 유지하면서 시흥캠퍼스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된다면 2040년 우리 연구원이 통일·평화 분야에서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연구소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시흥 시대의 개막은 이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통일평화연구원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걸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