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통일연 “통일 필요 44%…역대 최저”
2021-10-05
앵커: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통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44%에 그쳤습니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통일 문제를 연구하는 한국 대학 연구기관 중 하나인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5일 발표한 2021년 통일의식조사.
만 19살 이상 한국 국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절반에 못 미치는 44.6%에 그쳤습니다.
이는 2007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은 3번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 2018년 이후 통일이 필요없다는 응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 필요하다고 하는 응답이 ‘매우 필요하다’와 ‘약간 필요하다’를 합쳐서 처음으로 과반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최근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부정적 인식이 상당히 우리 사회에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결과 수치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특히 젊은층에서 두드러져 30대의 경우 34.6%, 20대의 경우에는 42.9%까지 높아졌습니다.
김 부원장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밀레니얼세대, 이른바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층 사이에서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20대는 대북정책 목표의 우선순위에 대해 평화공존 및 평화정착을 선택한 응답이 60.7%로 가장 높았고 통일을 선택한 응답은 15.5%로 가장 낮았습니다.
김범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부원장: 2030세대를 중심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올해 조사의 가장 커다란 특징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경향이 어떻게 변화할지 좀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탈북민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탈북민이 친근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9년 21.2%를 기점으로 상승해 올해 27%를 기록했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탈북민에 대해 가장 친근함을 적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탈북민을 더 많이 지원해야 하는지 질문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8.7%를 기록해 탈북민을 더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 41.3%를 앞섰습니다.
최은영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이러한 인식 변화에 발맞춰 탈북민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통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은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통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탈북민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견해가 감소하면서 탈북민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호교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밖에 주변국 인식조사에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응답 결과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미국을 협력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은 역대 가장 높은 82.7%였습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지난해보다 17.6%P 오른 45.7%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경계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이 51.8%였고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중국을 선택한 응답도 46.9%에 달했습니다.
중국을 협력대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은 14.5%에 그쳤습니다.
한편 북한 핵포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9.1%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해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