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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칼럼: 동독인의 Ostalgie와 정체성 함의 – 박성조 교수

뉴스레터/칼럼  칼럼  2007.01.08

 

동독인의 Ostalgie와 정체성 함의

박성조

베를린자유대 종신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

 

 

독일 통일후 새로 생긴 언어의 하나가 Ostalgie이다. 이것은 ‘옛 동독에로의 향수’ 란 표현이며 동독 (Ost)과 노스탈지 (Nostalgie)의 합성어다. 함의는 통일 이후 없어진 구동독시의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 있던 물건, 예술, 음악, 습관, 유행 등에 관한 동경’을 묘사하며 이것을 통해 구동독인들의 정체성을 다시 찾는 것을 말한다.

 

통일독일에서 동독인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이렇게 ex post 찾는 것은 선험적(a priori)인 독일인의 동질성을 부정 하는 것이다. 즉 통일 후의 일상생활문화는 서독에서 수입된 것이고 이것은 물질문화 만능을 상징하는 것이며 이러한 통일독일에서 동독인들은 ‘이등국민으로 전락’하고만 현실에서 자기들의 정체성을 다시금 찾고 있는 것이다.

 

“한 동독인이 통일전후 5년간 코마 상태로부터 깨어난다. 주위의 모든 것은 달라 젔다. 의사는 그에게 세상이 그간 달라 젔다는 말을 하지 않고 옛날(구 동독시)의 물건, 이름 들을 말해줌으로 그는 원래의 자기 (정체성)를 다시 찾게 된다”는 일화가 있다. 그러나 옛날의 동독 것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사람들은 옛날 동독 것을 만들어내고, 연주하고, 전시한다. 구동독인 들은 이를 통하여 ‘동독시대의 따뜻함과 친근감’을 다시 찾아낸다.

 

통일이전부터 존재한 또 다른 동독의 정체성이 있다. 그것은 ‘민족개념’과 전혀 관계 없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동독 공산독재정권에 반대하고, 동독정권을 평화적으로 붕괴시킨 민주주의적 전통을 말하는 것이다. 1953년 6월 17일의 동독에서 일어난 거대한 민주주의 시위에서 유래하는 전통을 말한다. 동독에서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은 서독의 자본주의를 환영하지 않고, 바꿔서 말하자면 서독의 turbo-capitalism에 의한 식민지화를 수용 하지 않고, ‘동독에서의 이상적 사회민주주의를 실현’ 한다는 희망을 그들의 정체성이라 정의 했다. 이것은 민주화운동의 희망이며 아직도 이것을 실현하고 싶어 하는 지식인들 (Bohley, Henrich, Fuchs, Havemann등)이 있고, 이에 공감하는 동독인들은 대단한 수에 이른다.

 

이들은 민주화운동에서 동독의 새로운 정체성을 정의했다. 이 정체성은 ex ante Identity이다. 여기에는 구성주의적 요소가 다분히 내재 되어 있다. 공산독재의 해방이 ‘서독의 자본주의적 독재’로 대체된 현실에 그들은 만족하지 않는다. (서독 위주의) ‘현실정치’와 조금도 타협할 수 없다는 구동독인들의 민주화운동을 통한 정체성은 동독인들이 갖고 있는 아주 중요한 정체성의 일면이며, 이 정체성은 구동독인들의 자부심이다.

 

이것은 다른 한편 독일통일에 대하여 비평적이고, 나아가서는 비평적인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상적 사회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면 그들은 독일의 분열을 선호 할 것이다. 동서독인들의 가치관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Datenreport”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

 

 

 

 

 

 

 

 

박성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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