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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차 평화학포럼] 한국의 자살문제는 한반도 분단과 평화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나

IPUS 오늘의 TV  평화학 포럼  평화학 포럼/세미나  2025.12.23

  • 일시: 2025년 12월 18일 (목) 17:00-18:30
  • 장소: 온라인 화상회의(ZOOM)
  • 발표:ᅠ이요한(고려대학교한반도보건사회연구소 소장,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사회:ᅠ노진원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교실 교수)
  • 주제:ᅠ한국의 자살문제는 한반도 분단과 평화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나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북한 주민의 삶과 인도적 평화: 식량, 영양, 그리고 건강을 중심으로]라는 대주제 아래, 이요한 고려대학교 한반도보건사회연구소 소장(고려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을 모시고 2025년 12월 18일 목요일 “한국의 자살문제는 한반도 분단과 평화에 대해 무엇을 얘기하나”라는 주제로 제36차 평화학포럼을 개최하였다. 이번 포럼은 노진원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교실 교수가 사회 및 환영사를 맡아 진행되었다.

이요한 소장은 자살 연구와 북한 보건 연구를 오랫동안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통계적 사실과 해석을 결합한 ‘에세이적 강연’ 형식으로 문제의식을 풀어냈다.

먼저 이 소장은 한국 자살률의 장기 추이를 통해, 자살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현상임을 강조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1990년대 초반 이후 급증했으며, 특히 IMF 외환위기, 2003년 카드대란,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 국면에서 중·장년 남성을 중심으로 급격한 자살률 상승이 반복되었다. 이후 2010년대 들어 자살률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기도 했으나, 이는 자살예방법 제정, 연금·복지정책, 자살수단 관리 등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되었다. 다만 2015년 전후부터는 청소년 및 20~30대(특히 여성) 자살률의 재상승이 두드러지며, 비교 통계상 한국의 젊은 여성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중요한 경고로 제시되었다.

또한 원인 분석에서도 자살이 단지 ‘정신질환’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요한 소장은 2013~2020년 자살 사망자 전수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정신질환 이력뿐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부채·생활고 등)과 사회적 요인이 결합된 집단이 광범위하며, 심지어 정신질환 징후가 뚜렷하지 않더라도 경제적 문제만으로 자살에 이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최근 청년층에서는 우울감·외로움·사회적 고립이 자살생각을 강화하는 요인으로서 이전 세대보다 더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작동하며, 이를 완충하는 보호 요인으로서 행복감(주관적 웰빙)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해석 틀로, 이 소장은 뒤르켐(É. Durkheim)의 관점을 소환했다. 자살은 개인의 취약성만으로 환원될 수 없으며, 사회통합의 약화(연대·관계·신뢰의 붕괴)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병리라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한국 사회에서 돈이 “거의 유일한 안전망”으로 체감되는 배경에 공동체적 연결의 약화가 놓여 있음을 강조하며, 그 뿌리 중 하나로 분단 체제가 만들어온 이분법적 사고(피아 구분), 낙인과 혐오, 집단적 트라우마의 지속 등을 언급했다. 분단이 일상 속 관계의 방식까지 파고들어 사회적 연대의 고리를 약화시켰고, 그 결과 “우리 안의 평화”가 소진된 상태에서 한반도 평화를 말하는 역설적 상황이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이요한 소장은 요한 갈퉁(J. Galtung)의 적극적 평화개념을 연결해, 자살 예방과 평화의 과제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점을 강조했다. 고위험군 개입에 더해 보편적 개입(사회적 지지 강화, 부채·위기 완충, 차별·낙인 완화, 회복탄력성 지원 등)이 필요하며, 이는 복지·보건 정책인 동시에 사회 통합을 복원하는 평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제언으로 이어졌다. 또한 거대한 화해를 단번에 요구하기보다, 일상의 가까운 관계에서부터 “작은 평화”를 연습하고 축적하는 것이 더 큰 평화 담론을 가능케 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로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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