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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차 IPUS 평화학세미나] 미소냉전의 기원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평화학세미나  평화학 포럼/세미나  2023.10.24

2023년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냉전사가 션즈화(沈志華) 교수 초청 연속강좌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교육협력동에서 개최되었다. 금번 강좌는 한국연구재단 후원하에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과 한국냉전학회의 공동주최로 4일간 연속으로 온·오프라인상 동시 진행되었다. 션즈화 교수는 화동사범대교 역사학과 종신교수로서 1993년 중국사학회동방역사연구소를 세운 후 구소련의 비밀문서와 중국공산당의 문서 등을 통해 한국전쟁과 냉전사를 연구해왔다. 주요 저서로 『최후의 천조(天朝)』, 『김일성 시대의 중국과 북한』, 『마오쩌뚱 스탈린과 조선전쟁』 등이 있으며, 한국전쟁과 냉전사(冷戰史)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강좌는 션즈화 교수가 최근 홍콩에서 출간한 저서 『경제 소용돌이: 미소 냉전 발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10월 16일, ‘미소 경제 관계의 변화: 임대체 지원에서 브레튼우즈 체제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첫날 강의에서는 냉전의 역사와 그 발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그리고 렌드-리스(Lend-Lease)와 브레튼우즈체제의 발생을 다루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냉전의 기원과 발생에 관해 정치적 이념적 접근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연구에 대해, ‘경제’의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17일 이어진 2강은 ‘냉전의 서막: 미국의 소련 전략의 오판’이라는 주제로 전개되었다. 여기서는 냉전이 본격화되기 이전 소련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인식의 오류와 이란 석유 및 독일 배상 문제를 다루었다. 션즈화 교수는 미·소 이익의 직접적 충돌은 중동의 이란 석유 문제와 유럽의 독일 배상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하였다. 1944년 소련이 이란 북부지역의 석유 경영권을 요구하는 과정 중 취한 강경하고 위압적인 자세는 미국과 영국으로 하여금 소련이 중동지역에 혁명정권을 세우려는 것이라는 오해를 초래함으로써, 양자간의 충돌을 야기했다. 또한, 독일 배상금 문제에서도 소련이 취한 비타협적인 태도는 미국의 소련에 대한 불신을 강화했다. 션교수는 냉전의 발생으로 알려진 두 사건, 즉 이란 위기와 독일 배상금 문제의 실상은 정치나 이념보다는 경제적 요인이 핵심이었다고 주장했다.

18일 강의에서는 ‘철의 장막 설치: 마셜 플랜의 제안과 소련의 거절’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앞서 언급한 독일 배상 문제에서의 협상 실패를 마셜 플랜의 경제적 배경으로 규정하며, 당시 미국은 루스벨트의 주장에 따라 전후 경제 분야에서 소련과 협력하려던 방침을 최종적으로 종결하기로 결심하였다고 설명한다. 션즈화 교수는 소련의 지도층이 마셜 플랜에 담긴 저의를 인지하였지만, 전략적 판단 오류로 인하여 수십 년 동안 소련의 경제발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였다. 끝으로 션즈화 교수는 미국과 소련은 정치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협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었고, 평화롭게 공존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오늘날의 미중 대결의 세계정세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역사적 경험을 참조할 것을 주문하였다.

10월 19일은 10월 16일부터 3일간 진행된 션즈화(沈志華) 교수의 연속강좌에 이어 4일 차인 19일에는 ‘냉전의 지속과 변형, 굴절’을 주제로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늘은 앞선 3일간의 강좌 내용을 기반으로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다. 백지운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사회하에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러시아, 중국, 미국, 한국의 냉전사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러시아사 전공자 한정숙 교수(서울대 역사학부)는 션즈화 교수의 강의가 소련 경제와 세계체제의 관계라는 프리즘을 통해 냉전의 발생사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흥미롭고도 독창적인 작업 성과라고 총평하였다. 또한, 백승욱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역시 얄타 체제 형성에 주목할 것을 제안함과 동시에 미중 대결의 초기 단계를 연결시킬 것을 제안했다. 미국 전문가 이혜정 교수(중앙대 정치국제학과)는 얄타에서 마샬플랜까지 미국의 세계전략을 좀더 비판적으로 볼 것을 주문했으며, 홍석률 교수(성신여대 사학과)는 션즈화 교수의 강의를 토대로 한국전쟁 및 한반도 냉전의 초기 상황을 연결하여 분석하는 시각을 제기했다.

4일 간의 강좌 동안 300여 명의 청중이 온라인과 현장 강의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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