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Menu

[제23차 평화학포럼] 통일 이후 독일사회의 인종주의와 이주민 혐오

IPUS 오늘의 TV  평화학 포럼  평화학 포럼/세미나  2024.06.04

  • 일시: 2024년 5월 29일 수요일 17:00-18:30
  • 장소: 온라인 화상회의(ZOOM)
  • 발표: 최윤영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 좌장: 이노은 (인천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 주제: 통일 이후 독일사회의 인종주의와 이주민 혐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평화로운 공존: 탈분단과 다문화]라는 대주제 하에 최윤영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를 모시고 2024년 5월 29일 수요일 ‘통일 이후 독일사회의 인종주의와 이주민 혐오’라는 주제로 제23차 평화학포럼을 개최하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노은 인천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환영사와 함께 포럼의 막을 올렸다.

이번 포럼에서 최윤영 교수는 독일 통일 이후 이주민에 대한 테러의 양상과 원인을 살펴보고, 이를 담아낸 문학의 사례를 통해 실제 개인들, 특히 이주민들이 이러한 시대를 어떻게 겪어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우선 최윤영 교수는 “2022년 기준 독일 내 이주배경주민의 비율이총인구수의 28.7%에 달한다”는 점을 소개하며 “그중에서 독일 국적을 가진 사람이 반이고 나머지는 외국인 국적을 가진 사람이 반”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영 교수는 “이러한 배경에는 서독이 경제 부흥을 일으키면서 필요했던 노동력을 가스트 아르바이터(Gastarbeiter)를 통해 채웠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최근 통계에 따르면 터키가 가장 비율이 높고, 그 다음은 우크라이나가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윤영 교수는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높은 지역은 주로 구동독지역인데, 외국인 거주비율이 낮은 지역임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현상, 즉 ‘외국인 없는 외국인 증오’는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윤영 교수는 1991년 호이어스베르다(Hoyerswerda) 테러, 1992년 로슈토크(Rostock) 해바라기집 테러사건, 묄른(Mölln) 테러 사건 등 통일 직후 일어난 외국인 테러를 설명하며 “해당 사건은 모두 서독 지역에서 발생했고, 극우파뿐 아니라 중산층도 가담했다는 점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그 벽이 터키인들의 머리를 덮쳤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자퍼 세노작(Z. Şenocak)이 밝혔듯 독일 통일로 인해 그동안 판도라의 상자로 여겨졌던 ‘독일 민족’이라는 정체성이 되살아나며 이민자들은 비독일인로 치부되었고, 이민자들에 대한 테러 등 많은 차별과 혐오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인 테러의 원인에 대한 분석을 두고 최윤영 교수는 “1) 통일 이후 일자리, 사회보장, 범죄율 등의 독일 사회 내부의 문제를 외국인의 탓으로 전가했던 점과 2) 새로운 민족주의 대두로 인한 반외국인 정서가 형성되었던 점”으로 정리했고, 빠르게 진행되었던 다문화사회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한발 늦게 시행되었던 점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최윤영 교수는 독일의 외국인 정책을 다루며 서독의 외국인 정책은 “이주민 노동자를 3년 주기로 교체하는 순환원칙(Ratationsprinzip)에서 이주민의 사회통합에 초점을 맞춘 통합 원리(Integration sprinzip)로 정책의 초점이 변경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독의 이민정책은 “철저한 사회주의 계획경제 하 상호경제협력조합을 통해 폴란드, 헝가리, 모잠비크, 쿠바, 베트남, 북한 등의 노동자를 적극 유입하여 부족한 노동력을 메꾸고 이들을 다시 돌려보내는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 이후 독일은 새로운 난민규제법을 제정하고 2000년대에 들어 독일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이에게 독일 시민권을 부여하는 등 독일이 이민국임을 인정했다”고 밝히면서도 “일관되고 미래를 기획하는 외국인 정책이 부재하고 정권에 따라 부침이 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최윤영 교수는 통일독일의 이주민을 다룬 여러 문학작품을 소개하며 그 시대를 겪어내었던 이민자 개인의 삶을 조망하고자 했다. 우선 최윤영 교수는 Hung Gurst 라는 베트남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이민자로서 바라본 통일독일의 사회의 단면을 조망했고, 문화적 차이로 작가가 겪었던 차별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최윤영 교수는 터키계 작가 외즈다마(E. S. Özdamar)와 세노작(Z. Şenocak)의 작품을 소개했고, 특히 전후와 과거극복을 다룬 세노작의 글을 통해 터키에서 독일로 돌아온 유대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독일 사회에 적응해 가려고 했던 개인의 삶을 풀어내었다. 또한 노년에 들어 한민족을 강조했던 빌리 브란트를 통렬히 비판했던 유대인 작가 막심 빌러(M. Biller)의 작품을 소개하며 “민족주의가 강조되며 다문화라는 가치가 후퇴하고 많은 갈등을 만들어내었다”는 내용을 설명했고, 블라디미르 카미너(Wladimir Kaminer)의 작품을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주했던 유대인의 삶을 조망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최윤영 교수는 이민자 2세의 삶을 다룬 작품도 소개했는데, 베를린에서 자라 독일인으로서 정체성을 형성한 터키계 2세가 독일 통일 이후 이방인으로 내몰리는 내용을 설명하며 통일 이후 이민자 2세가 겪었던 혼란과 고통, 차별 등을 생생히 풀어내어 전달했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