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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차 평화학포럼] 한반도 밖에서의 탈분단 실험과 공존: 영국 뉴몰든 한글학교를 사례로

IPUS 오늘의 TV  평화학 포럼  평화학 포럼/세미나  2024.10.28

  • 일시: 2024년 10월 24일 목요일 17:00-18:30
  • 장소: 온라인 화상회의(ZOOM)
  • 발표: 이향규 (영국 뉴몰든 한글학교 교장)
  • 좌장: 최은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 주제: 한반도 밖에서의 탈분단 실험과 공존: 영국 뉴몰든 한글학교를 사례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은 [평화로운 공존: 탈분단과 다문화]라는 대주제 하에 이향규 영국 뉴몰든 한글학교 교장을 모시고 2024년 10월 24일 목요일 ‘한반도 밖에서의 탈분단 실험과 공존: 영국 뉴몰든 한글학교를 사례로’라는 주제로 제26차 평화학포럼을 개최하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최은영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았고, 환영사와 함께 포럼의 막을 올렸다.

이번 포럼에서 이향규 박사는 뉴몰든 지역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뉴몰든 지역 내 한글학교에서 진행된 ‘분단 극복 실험’과 이로부터 얻은 교훈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했다. 우선 이향규 박사는 영국 뉴몰든 지역에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며 ‘리틀 코리아’로 불리지만, “이민 역사, 사회경제적 환경과 문화가 다르기에 단일한 공동체가 아니며, 북한주민의 공동체는 훨씬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향규 박사는 “2004년 미국의 북한 인권법, 2006년 EU의 북한인권법이 각각 제정되며 탈남 현상을 촉진했고, 2007부터 2008년 사이에 정점을 찍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2008년 영국 정부가 북한 난민 신청시 한국정부의 지문 조회를 시작하며 한때 난민청 거부율이 2009년 80.1%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향규 박사는 ‘무엇이 이들을 서구 사회에 정착하도록 만들었고, 한국의 탈북민과는 무엇이 다른지’를 다룬 여러 선행연구를 소개하며 ‘뉴몰든에서 남북한 주민의 관계’를 “1) ‘코리안’이라는 소수자로 묶이는 제3의 공간, 2) 유동적인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 3) 정주민으로서의 탈북난민의 지위”라는 3가지의 축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수정, 이우영(2014)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향규 박사는 “남북한 주민이 어우러져 사는 곳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고, 북한 난민이 계속 유입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매우 한시적이고 예외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뉴몰든 거리와 학교, 교회, 일터 등 남북한 주민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접촉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한 지점”이라고 밝힌 이향규 박사는 “가령 통일주방, 재영한인노인회의 공동 장례, 서예모임, 한국전쟁 관련 행사 공동 참석 등에서와 같이, 북한의 문화적 요소의 가치에 주목해주고 생애 어려움에서는 상부상조를, 개인사에 대해서는 존중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향규 박사는 “여전히 갈등의 요소는 존재한다”고 밝히며 “교민 사회 내 단체의 잦은 이합집산과 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 잠복해 있던 이념적 갈등의 표출, 갈등 상황에서의 자존심 문제 등은 긴장 속에서의 공존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향규 박사는 런던 한겨레학교부터 뉴몰든 한글학교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그러한 경험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이향규 박사는 “탈북민의 주도로 출범한 런던 한겨레학교는 인근의 런던 한국학교와의 중첩 문제로 한글학교 등록에 실패하고 부족한 지원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설명하며 “2021년 하반기부터 한국 대사관으로부터 교재 지원을 받기 시작하고 교육과정을 정비하며 학생 수가 급증했지만, 여러 이유로 런던한겨레학교 운영이 어려워지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향규 박사는 “2021년 4월 남한 출신으로는 최초로 런던한겨레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며 ‘정치가 아닌 교육을 고민하겠다’라고 다짐했고, “그중에서도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이에 이향규 박사는 “분단 극복 실험의 일환으로써 영국 내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초청하여 이야기를 듣는 ‘평화의 날’ 행사를 기획했다”고 소개하며 “이는 영국이 제3의 공간으로서 공간이자 다문화가 익숙한 곳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영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의 갈등으로 인해 학교가 점차 유명무실하게 되었던 것을 회고하며, 이향규 박사는 “남북 주민 개인의 갈등은 언제든 집단의 갈등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며 ‘교육의 자율성’과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2023년 6월, 이향규 박사는 ‘뉴몰든 한글학교’를 설립하며 “남북한 통일이나 평화와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한민족의 공통적 유산, 즉 ‘언어’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이향규 박사는 ”교육의 주안점을 ‘한글학교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한글 교육’으로 옮기게 되었고, 특히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경험시키기 위해 시나 전래동화, 노랫말이 예쁜 동요와 같은 문화적 요소를 활용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주주의의 경험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직접 투표를 통해 학생회를 구성했다”고 강조한 이향규 박사는 “이 학교의 가치는 좋은 학교를 남북한 출신 어른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학교는 실험이나 프로젝트가 아닌 ‘일상으로서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이향규 박사는 “‘남북한 문화를 공정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기계적 중립’에서 벗어나 한국형 교육과정을 추구하되, 학교 운영에 관한 부분은 다양한 출신 구성원이 참여토록 하는 ‘질 좋은 접촉공간’으로서 학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이향규 박사는 “집단보다는 개인에 초점을 맞추어 기계적 배분을 지양한 채 ‘유기적 결합’을 추구하고자 하며, 일상과 문화, 습관을 교류함으로써 남북한을 넘어 더 큰 공동체 안에서 사유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로써 학교는 ‘질 좋은 접촉공간’으로 거듭나고, 학생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히며, “지난 날의 노력과 좌절로부터의 교훈을 통해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는 다짐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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